한글을 쓴다는거
Tuesday, April 6th, 2010시각화의 정의를 알고자 사전을 뒤적이는 중이다. Visualize에는 심상(心象)이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to recall or form mental images or pictures 라던가 to form a mental image of 라던가 to make perceptible to the mind or imagination 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국어사전에서 이 의미를 포함한 시각화의 정의를 찾을 수 없다. 시각과 심상을 포한하는 단어가 어딘가 있을 듯 한데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딘가 있겠지 싶으면서도 적절한 단어를 못찾을 지도 모른다는 이유 모를 불안감도 적지 않다. [ 구지 왜 찾고 싶냐고 묻는다면, 길게 설명하기 귀찮아서다. 길게 풀어 말할 수 있는데 왜 단어를 익히냐고 묻는다면 할말이 없다. 그냥 물한잔 떠주고 싶은 마음.]
왜 그런 불안이 들었는지 궁금히 생각해 보니 ’언어란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부단히 생각해서 개념을 활자에, 소리에, 문장에 불어 넣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어를 쓰는 사람이 성실하게 우리말을 갈고 닦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늘날 처럼 외래어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어떤 의미에서 한글이라는 언어의 운용에 있어 많은 부분을 상실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어느 연구집단이 두개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언어학적 실험을 하였는데, 예를들어 한국어로는 생각할 수 있었는데 영어로는 생각할 수 없는 사고가 있다’ 라고 아는 지인이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쓰는 언어에 따라서 원활한 사고가 있고 아닌 것이 있다는 이야기 였던 듯 하다. 언어는 그 나라의 수렴되는 사고들을 담은 그릇이 아닌가 싶었다.
오늘도 강단에서, 사무실에서, 술자리에서 숱한 영어단어들이 쏟아진다. 경솔하게 한국말로 옮기느니 차라리 영어를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 되면서도, 기분이 다소 찜찜하다. 그렇다고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데 사력을 다하는 것도 탐탁치 않다. 한글을 쓰는 사람들이 스스로 만져가지 않는 단순히 의미적으로 번역된 단어 또한 찝찝하긴 마찮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옮긴 듯 해도 낯설고 부담스러운 단어들이 너무 많은 듯 하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영어로 읽는게 쉽게 받아들여질 때가 생각보다 많다. 번역서적을 두고 번역가를 탓하던 적이 많은데, 이것이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Design, Programming, New media, Visualizing Data. 내가 공부하고 더 파고 싶은 것 들이 이런 것 들이다.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지금은 그냥 한국어를 쓴다는 사실이 짜증난다. 한글이라는 기발하고 명쾌한, 비교적 새로운 언어를 써서 좋긴 한데, 쓰는 사람이 너무 적다.
그냥 영어공부 열심히 하련다.